[경향신문] 이준석, 윤석열과 신경전 속김 전 위원장 ‘원톱’ 힘실어윤 캠프선 김-김 ‘투톱’ 제기댓글 조작 대응 ‘크라켄’ 가동국민의힘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선 후보 ‘원톱’으로 치러지는 과거 대선과는 달리 여러 인물들이 ‘플레이어’(선수)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선 후보 외에도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여기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까지 선대위 구성의 변수로 떠올랐다. 선대위의 주도권 쟁탈전이 복잡해지고, 최종 선택권을 쥔 윤 후보가 관망하면서 선대위 인선 속도도 더뎌지고 있다.선대위 구성의 최대 갈등 지점은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신경전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선출 후에도 ‘훈수 두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는 11일 KBS 라디오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당연히 중용될 인사”라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 시점은 “오는 20일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달을 넘기지 않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준·김종인 전 위원장의 ‘투톱’ 총괄선대위원장설엔 “후보가 조정해야 한다”면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 구상을 실현하려면 상당한 권한을 주는 건 맞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 원톱 체제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의 최고 결정권자”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 여러 제언이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권영세·윤상현·추경호 의원을,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태·윤희숙·금태섭 전 의원 등용을 윤 후보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윤 후보 캠프 내에선 이 대표가 월권행위를 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윤 후보는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권성동 비서실장, 이양수 수석대변인, 김병민 대변인까지만 임명하는 등 갈등을 피하기 위해 관망하는 모양새다.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 긴장감의 이면에는 ‘삼위일체론’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이준석·김종인’이 모두 합쳐져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 후보로선 달갑지 않은 ‘권력 분점’ 구도다.‘김종인·김병준’ 투톱 선대위 주장도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 견제 움직임이다. 캠프 일각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원톱’을 원한다. 캠프 한 관계자는 “굳이 한 명을 고른다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캠프 내에 ‘반김종인’ 세력이 있고, 이 대표가 김종인 전 위원장과 연대하면서 구도가 복잡해졌다. 윤 후보도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호하지만 ‘상왕 리스크’는 거슬리는 문제다. 요직인 당 사무총장을 두고 힘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권영세 의원을, 윤 후보는 권성동 비서실장을 각각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국민의힘은 댓글조작 대응을 위한 ‘크라켄’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준 ‘비단주머니’ 1탄이다. 크라켄은 신화 속 바다 괴물로,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겨냥했다. 킹크랩을 잡아먹는 크라켄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터넷 여론조작을 일삼는 여당에 대응하는 온라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