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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이라는 빨아들이면 눈꺼풀을 소금이나 관심도 같았다.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 모습. 콘클라베로 교황이 선출되면 이 발코니에서 수석 추기경이 라틴어로 ‘교황을 얻었다’는 뜻의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알린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제267대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각)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를 감싼 붉은 장막 뒤 격자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 발코니는 새로 선출된 교황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흰 연기를 뿜으며 새 교황의 등장을 알릴 시스티나 성당 지붕의 굴뚝도 잠잠했다. 콘클라베 전 마지막 추기경단 회의를 마친 추기경들은 이제 외부 세계와의 취업후상환학자금 접촉을 끊고, 미래 가톨릭을 이끌 지도자를 뽑기 위해 가장 영적이면서도, 또 한편 정치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은 콘클라베를 함께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모인 가톨릭 신자와 성직자, 방문객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7일 아침 10시(한국 시간 오후5시) 열릴 특별 미사를 앞두고 막판까지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새 교황 신용불량자 확인 선출을 위해 성령의 도움을 구하는 이 미사를 시작으로,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은 콘클라베에 돌입할 마지막 준비를 마친다. 대성당 중앙, 네 개의 청동 기둥이 떠받치는 발다키노를 중심으로 250여명의 추기경이 앉을 붉은색 의자가 놓였다. 발다키노는 성 베드로의 무덤이 있는 위치이자 미사를 집전하는 공간이다. 발다키노 양옆과 후면엔 일반 신도와 방문객을 위 배당금 계산 한 투명 플라스틱 의자 수천개를 배치해 대성당을 감쌌다. 독일에서 온 가톨릭 신자 안야(56)는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6시부터 기다려 볼 예정”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전세계에서 모인 가톨릭 신자와 성직자, 방문객들은 길게 늘어진 줄을 따라 대성당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정부는 콘클라베 기간 25만명 가량이 성 베드로 광장과 그 뒤로 뻗은 대로에 이율 운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콘클라베를 앞두고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네 개의 청동 기둥이 떠받치는 발다키노를 중심으로 250여명의 추기경이 앉을 붉은색 의자가 놓였다. 추기경들은 이곳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특별 미사를 드릴 예정이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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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추기경들은 바울리나 경당에 모여 기도를 한 뒤 성령송가를 부르며 투표가 시작되는 시스티나 경당까지 장엄행렬을 한다. 성당에 입장하면, ‘엑스트라 옴네스(Extra omnes·모두 나가시오)’ 라는 명령이 선포된 뒤 133명의 선거인단만 모여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토론과 투표를 거듭한다. 시스티나 경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앞에서 추기경들은 투표용지에 자필로 선호하는 후보의 이름을 적는다. 7일 투표는 오후 4시30분(한국 시간 밤 11시30분) 예정됐다.



콘클라베 기간 동안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이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게 될 시스티나 경당의 모습. 사진 바티칸 미디어 제공


누가 차기 교황으로 선출될지를 두고 세계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바티칸 바깥으로 추기경들이 나올 때마다 기자들은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비밀엄수 서약을 맺은 이들은 미소만 짓거나 잰 걸음으로 취재진을 빠져 나왔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의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알제리의 장 폴 베스코 추기경은 “적어도 5∼6명의 후보군이 있다”며 “(추기경단은) 여러 다른 국가에서 왔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이제는 잘 알게 됐다. 우리들의 분위기는 형제애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스위스의 한 신부는 한겨레에 “만약 (선출) 결과가 이틀 안으로 빨리 나온다면, 이탈리아 출신의 피에르트 파롤린 추기경이 선출될 확률이 높다”며 “그는 보수와 진보 중간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 교황청 국무원장으로, 온건한 성향으로 평가받는 파롤린 추기경은 유력 후보로 꾸준히 입길에 오르고 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뒤편 시스티나 경당 위 지붕에 설치된 굴뚝. 이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오르면 교황이 선출된 것을 의미하고, 반대의 경우엔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이 시기 바티칸에 모인 이들 또한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교황을 그려봤다. 독일 출신인 안야는 “필리핀의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이 교황이 됐으면 좋겠다. 그는 인간적인 모습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길을 갈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의 페르난도 로렌조(27)는 “콘클라베 기간 내내 굴뚝 앞에서 투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새 교황은 우리 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를 쭉 이끌어 나가주길 바란다. 개인적으론 예루살렘의 피에르 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이 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인인 피자발라 추기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대화를 이어 나가며 가자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물이다. 로마의 여행 가이드 줄리오 비앙키니(57)는 “교황 선출에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며 “바티칸은 그 자체로 다른 왕국이다. 이미 수세기 동안 이탈리아에서 교황이 나온데다, 중요한 건 지도자로서의 자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콘클라베를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내부. 7일 교황 선출을 앞두고 열릴 특별 미사를 위해 방문객들을 위한 의자 수천여개가 배치돼 있다. 사진 장예지 특파원


한편, 6일 아침 마지막 추기경단 전체회의를 연 추기경들은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조건 없는 휴전 및 평화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그리고 세계의 다른 많은 지역에서 평화 증진에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평화를 호소했다. 마지막 회의엔 173명의 추기경이 참석했고, 이중 130명이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는 추기경이었다.



6일(현지시각) 콘클라베를 앞두고 바티칸에서 마지막 추기경단 전체회의가 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바티칸/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