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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1월 17일 09시 5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투자 시장 위축과 펀딩 한파에 벤처캐피털(VC)들이 ‘제살깎기’식 경쟁에 나서고 있다.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1%대 낮은 관리보수를 경쟁적으로 써내는가 하면, 대출을 받아 10% 넘는 GP커밋(운용사 출자금)을 내세우는 VC까지 등장했다.
17일 VC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잇따른 행정공제회, 노란우산공제, 군인공제회 등 공제회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한 대형 VC 대부분이 1% 초반 관리보수를 써냈다. 0.6~0.9%의 0%대 관리보수를 제안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금융센터 운용 수수료 성격의 관리보수는 성과보수와 함께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VC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힌다. 펀드 규모에 따라 일부 조정되지만, 과거엔 2% 내외가 일반 요율로 통했다. 1000억원 벤처펀드를 결성하면 연 20억원을 받는 식이다.
관리보수 자진 삭감은 펀딩 한파 속 VC들의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VC의 자금줄 역할을 전환대출이란 해온 금융사와 민간 기업이 고금리·경기침체 등 여파로 VC 출자를 대폭 축소한 가운데 공제회 등 정책자금 출자사업으로 경쟁이 몰리면서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콘테스트 방식으로 이뤄지는 출자사업에서 관리보수를 얼마로 써내는지도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가 됐다”면서 “최근 자금 조달이 워낙 어렵다 보니 관리보수를 낮춰서라도 일단 펀드 결성부 근로복지공단 대출 터 하고 보자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등 벤처펀드 앵커(핵심) 출자자가 벤처펀드 관리보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도 VC들의 삭감을 부추기고 있다. 기금 등은 출자사업 공고에서 이미 관리보수율을 공고해 두는데,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에서만 1%대 관리보수를 받고 공제회 출자사업에선 2%를 부를 수도 없는 탓이다.
미소금융 청년대출 국민연금은 지난해 벤처펀드 출자사업 공고에서 ‘관리보수율 1.2% 이하’를 명시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혁신성장펀드 2차 출자사업에서 2000억원 이상 벤처펀드 관리보수 지급 기준으로 ‘연 0.6% 이내’를 제시했다.
또 다른 VC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관리보수가 낮으면 지원을 안 하면 됐는데, 지금은 출자 기초자치단체 자체가 줄어서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VC들은 출자사업 가점을 위해 GP커밋마저 높여 부르고 있다. 대출까지 써가며 펀드 결성 총액의 10%를 GP커밋으로 제시한 대형 VC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00억원 펀드 결성을 목표할 경우 300억원을 대출로 충당한다는 얘기다.
시장에선 VC들의 제살깎기식 펀딩 경쟁이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번 내려간 관리보수율이 다시 올라올 가능성마저 크지 않은 데 더해 민간 출자자를 자처했던 기업들이 자체 VC를 구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협 건국대 창업지원단 겸임교수는 “최근 국내 주요 VC들이 잇따라 대형 벤처펀드를 만드는 이유에도 관리보수 삭감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펀드 규모를 키워 관리보수 총액을 맞추고자 하는 의도로, 펀드 대형화 추세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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