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동맹은 단지 국가 간 협약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믿음으로 이뤄진 관계입니다. 한미 양국은 더 강한 동맹이 필요합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서 ‘2025 제임스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서 ‘2025 제임스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연설하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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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 동맹의 역사와 산업 협력의 미래를 개인적 서사로 풀어내며, 포스코를 넘어 한국 산업계 전체가 추구해야 할 ‘한미 기술동맹의 비전’을 제시했다.

연설의 시작은 뜻밖에도 전쟁의 기억이었다. 그는 “1951년 외삼촌이 중공군에 포로로 잡혀 북한으로 끌려갔지만, 40여 년 뒤 기적적으로 돌아왔다”고려아연 주식
며 “믿음과 기도가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배웠고, 그것이 한미 동맹의 인간적 토대와 닮아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가족사가 동맹의 의미로 확장된 순간이었다.
장 회장의 기억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유학 시절 체득한 기술로 이어졌다. 그는 “MIT에서 배운 한가지 확신은 ‘기술이 세계적 기업을 만드는 핵심 열쇠’라는 것”이라며 “미정글북
국에서의 교육과 경험이 포스코 리더십의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포스코와 미국의 오랜 인연도 되짚었다. 그는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의 피츠버그 방문이 포스코 설립의 출발점이었고, 1972년 미국으로 1500톤의 철판을 처음 수출하면서 한국 철강의 세계 진출이 시작됐다”고 했다.
또한 “1994년 포스코는 ETF수익률
한국 기업 최초로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한미 신뢰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신뢰 구축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재편, 기술 패러다임 변화로 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의 50% 관세로 수출 전선에양귀비게임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장 회장은 “이럴수록 한미 양국의 더 강한 동맹이 필요하다”며 “세계는 인공지능과 친환경 기술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과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미국 제조업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 기반 제철 기술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은 한미간 ‘기술로 잇는 동맹’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장 회장은 “K-팝과 K-컬처가 세계를 잇고 있다면, 포스코는 ‘K-스틸’로 산업의 미래를 이끌겠다”며 “기술과 문화, 사람을 통해 한미 양국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의 끝에서 장 회장은 영국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포스코가 한미 협력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 머무는 것은 진전이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 성공이다.”





한편, 밴 플리트상은 한미 간 이해·협력·우호 증진에 뛰어난 공헌을 한 개인·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군 현대화를 이끌며 ‘한국군의 아버지’로 불린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2년 제정됐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은 “장 회장이 미국 산업 생태계 재건과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지원해 양국 간 유대 강화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