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윤 통일硏 연구위원 "풍계리 핵실험장 붕괴 가능성 여전"지난 2018년 5월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이유로 갱도 입구를 폭파했다.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동향을 보이고 있는 북한이 이곳의 '붕괴'를 우려해 앞선 핵실험보다 낮은 규모의 '중규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정성윤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 연구위원은 31일 '북한의 ICBM 도발: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향후 행보 중 하나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정 위원은 앞서 4년4개월 만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깬 북한이 당분간 '핵 강압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고 내다봤다.정 위원은 Δ초대형 핵탄두 공개 Δ실제 '화성-17형' 시험발사 재개 Δ신형 잠수함 완성 선포·공개 Δ전술핵무기 능력 시연 등 4가지의 핵능력 고도화 실험을 북한의 선택지로 꼽았다.다만 그는 북한이 지난 2017년 9월 실시한 제6차 핵실험 때와 같은 고위력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당시 핵실험 위력은 50킬로톤(㏏)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9월 5차 핵실험 때 10㏏의 5배다.정 위원은 "(북한의) 고위력 추가 핵실험은 여건상 불가능에 가깝고 기술적으로 불필요하며 전략적 차원의 부작용도 예상된다"라며 "핵실험장 붕괴 가능성이란 현실적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정 위원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붕괴' 가능성은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곳 핵실험장이 붕괴될 경우 "방사성 물질 유출로 북한 전역 및 중국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정 위원의 설명이다.그는 '북한이 동해상에서 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선 "러시아 일부 지역과 어업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역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정 위원은 북한이 2017년 언급했던 태평양 상공 중 핵실험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작동 등 군사적 대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대신 그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보강 작업을 통해 중규모 핵실험을 강행하고 그 결과를 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 위원은 북한이 Δ전술핵무기 시험이나 Δ핵물질 촉발이 필요 없는 '임계 전 핵실험'(subcritical experiment)을 실시할 가능성, 혹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작년 당 대회에서 언급한 '초대형 핵탄두' 모형을 다가오는 내달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계기 열병식 때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그는 "전략적 불필요성과 능력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전술핵 개발과 대형 핵실험을 동시에 강행한다면 북한 지도부가 정치·외교적 효과에도 민감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전술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에 집중한다면 상대적으로 군사적 효용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