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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찾은 말라위 릴롱궤의 브와일라 누공센터(Bwaila Fistula Center). 여성 질환 진료로 유명한 브와일라병원 산하 정식 시설로 개소한 지 약 13년 된 이 센터는 말라위 정부와 ‘누공으로부터해방재단(Freedom from Fistula Foundation·FfFF)’, 유엔인구기금(UNFPA) 등 다수의 비정부기구(NGO)가 협업해 운영 중이다. 매온라인파칭코
달 말라위 각지에서 찾아온 약 50명의 여성들이 이 시설에서 누공 시술을 받는다.



브와일라 누공센터에서 시술 후 회복 중인 여성들. 말라위에서 누공을 경험한 여성은 약 2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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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자 입구부터 20명 이상의 여성들은 의자와 복도에 앉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들은 임신부부터 산모, 고령의 여성 등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었다. 센터 내부에는 침상 45개 규모 병동과 전용 수술실이 있었으며 입원 중인 여성들은 배에 호스를 꽂은 상태로 간호사, 조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 시설에 소속된 직원들 IRONFX
중 상당수가 과거 같은 시설에서 누공 시술을 받았다는 것. 예컨대 시설 관리 직원 15명 중 7명이 누공 시술 경험자인 만큼 환자들이 더욱 편안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공(瘻孔)이란 항문과 관련된 피부에 긴 터널 형태의 구멍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이중에서도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과 누공은 질과 비뇨생식기 또20살재테크
는 위장기관 사이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난산(難産)을 경험하는 개발도상국 여성들에게 빈번히 발생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산과 누공의 발생률은 출산 1000건 당 10건 수준으로 산과 누공 발생 지역에서는 산모와 유아 사망률 또한 높게 나타난다. UNFPA 집계 자료에 따르면 말라위에서는 현재 약 2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산과 누출산장려관련주
공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와일라 누공센터에는 의료진과 환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센터에서는 누공 치료와 더불어 생리대 등 의료용품 지원과 심리 상담, 여성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며 회복을 마친 여성들은 재봉틀 사용, 태양광 전지 활용 교육 등을 통해 사회 재참여를 준비할 수 있다. 2022년 회복 후 센터에서 재봉 기술을 익힌 테일러 릴리안 제임스(36)씨는 “발병 당시 지역사회에서 소외당하며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었고 설상가상으로 생계마저 어려워졌다”며 “센터에서 재봉 교육을 받은 후 사업을 구상, 현재는 딸의 교육비를 혼자 댈 정도로 경제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말라위에는 열악한 현지 보건 인프라를 보충하기 위한 다수의 사업이 NGO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다. 말라위 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부터 매년 전체 예산 중 최소 9%, 직전 해에는 12%를 보건 관련 예산으로 투입했으나 이는 현지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말라위 NGO 규제당국(NGORA)에 따르면 말라위에 진출한 NGO는 2025년 기준 250개로 추산되며, 대부분은 건강 및 보건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대표적인 NGO 주도 사업으로는 유럽연합(EU)-유엔(UN) 파트너십 ‘스포트라이트’(Spotlight Initiative), 틴즈(TEENS), UNFPA 등이 지원하는 ‘세이프스페이스 멘토링(Safe Space Mentorship)’이 있다. 여성들이 평균 16.8세(남성은 18.5세)에 첫 성 경험을 하는 말라위에서 본 프로그램은 10~24세 여성을 대상으로 ▲조혼 ▲십대 임신 ▲학업 중단 ▲성 기반 폭력 등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까지 프로그램을 수료한 멘티는 5만명 이상으로, 이들은 수료 이후 멘토로 활동할 자격을 얻게 된다.



말라위 은산제 현에 소재한 세이프 스페이스에 모인 여성 청소년들. 이곳에서 매주 금요일 10~24세 여성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현정민 기자


17세에 임신하며 학업을 중단했던 도린 므와치탐톨로(19)씨는 “임신 이후 세이프 스페이스에서 자기 결정권과 인생 설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며 “이 경험을 전환점 삼아 다시 학업을 이어나가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USAID 해체 이후 국제 예산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NGO 또한 역풍을 피하지 못하면서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의 행보를 의식한 서방국가들 또한 관련 예산 삭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예컨대 키어 스타머 영국 통리는 최근 의회에서 국방비 지출 증액을 위해 2027년 국제 지원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0.5%에서 0.3%로 삭감하겠다고 밝혔으며 EU는 방위비 증액을 공언, 암묵적인 지원 예산 삭감을 시사한 바 있다.
NGORA가 말라위 NGO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151개 NGO 중 25%가 “지원 예산 삭감으로 사업 진행에 부정적 영향을 입었다”고 밝혔다.
마가렛 모요 브와일라 누공센터장은 NGO 활동 위축에 따른 현지 상황 악화에 우려를 표했다. 모요 센터장은 “사업 특성상 다양한 NGO가 협업해 하나의 사업을 진행해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NGO 한 곳의 부재가 사업 중단, 나아가 현지 상황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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